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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백석의 연인
[최의선 작가의 고막리편지]

꼭 한 번 찾아가고 싶은 곳으로 손꼽히는 서울 성북동의 사찰 ‘길상사’가 품고있는 이야기가 애절하다. 이 땅의 시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백석과 요정 대원각의 주인이었던 기생 김영한의 슬프면서 아름다운 사랑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20대의 영어선생과 젊은기생은 서로가 첫 눈에 반해 사랑을 하게 되지만 총각 집안의 반대가 심해지자 총각은 만주로 도망을 가 살자한다. 그러나 여인은 백석의 앞날을 생각해 그대로 남아 백석만이 만주로 가면서 이 연인들은 헤어지게 된다. 백석은 만주에서 시를 쓰고, 미모와 가무가 뛰어난 기생은 당시 청운각, 삼청각 등 삼대 밀실정치 요람의 하나였던 대원각의 주인이 돼 엄청난 부를 쌓게된다.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백석은 만주에서‘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라는 시에서 연인을 나타샤로 부르면서 심금을 울리는 명시를 발표하고, 남한의 연인은 “백석, 내 가슴속에 지워지지 않은 이름” “내사랑 백석”등 잊지 못하는 연인을 추억하는 글을 발표하고, 백석문학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홀로 살던 김영한은 말년에 법정스님에게 7000여평의 대원각을 시주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던 법정스님이 결국은 수락해 당시 1000억원대의 요정은 사찰 길상사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법정스님이 그녀에게 ‘길상화’란 법명을 지어준 계기로 요정 대원각은 길상사란 이름을 얻으면서 아름다운 사찰로 변모하게 됐다.

한 기자가 그녀에게 1000억대의(지금은2조원대) 재산 모두를 시주한 일에 대해 아깝지 않느냐고 묻자 “1000억이 그 사람 시 한 줄만 못해, 다시 태어나면 나도 시를 쓸꺼야”라고 답한 말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김포에는 한센병(나병)환자였던 시인 한하운의 유택이 있다. 천형의 병을 앓으면서 ‘보리피리’‘전라도길’등 애절하고 아름다운 시를 많이 발표한 북한(함남 함주)출신의 시인이다. 고향을 가지 못해 김포에 묻힌 한하운 시인을 기리는 추모공원은 김포를 진정한 평화문화도시로 만들어 줄 것이다. 백석처럼 연인이 없던 한하운 시인에게 김포시민이 그의 연인이 돼야할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작가·본지 편집위원>

최의선 편집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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