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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
[최의선 칼럼]

“...인편에 참기름 한 병 보내니, 밥 많이 묵거라(먹어라)....”

원로문인 한 분은 고향아버지로부터 받은 편지를 표구해 걸어 놓으시고, 힘들 때마다 그 편지를 바라보고는 아버지의 깊은 사랑에 힘을 내면서 견뎌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필자는 최근에 50년 전에 스승님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계신 분을 통해 그 편지를 볼 수 있었다. 빛 바랜 편지지에는 스승님의 제자 사랑이 가득 담겨있었다.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이셨던 선생님은 중학교에 진학한 제자에게 중학생으로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를 말씀하시고 일일이 제자 이름을 쓰시면서 그들의 안부를 물으셨고 또 집안형편이 좋지 않아진 제자를 걱정하시는 구절도 있었다. 그런 스승을 잊지않고 기억하면서 해마다 스승님을 찾아뵈었는데, 3년전 돌아가셔서 앞으로는 편지로 스승님을 만나야 한다며 편지의 존재에 감사해 했다.

이렇듯 편지는 한 사람의 일생 속에서 마음을 전달하면서 사람과 사람사이로 정을 흐르게 해 주기도 한다. 지난 오월은 이름붙은 날이 많아 마음이 바쁘고 지갑여는 일이 많았다. 어린이 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그 위에 둘이 만나 하나가 됐다는 의미로 21일은 부부의 날이었다. 이런 날 선물을 주고 받을 것인데, 그럴때 선물 속에 손편지를 함께 넣어 보내면 좋을 것이다.
“아무개야, 누구에게나 먼저 웃거라”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 사랑합니다” “김치 잘 먹으면 건강해진단다” “평강하세요”등등 상대방에 맞게 한 구절이라도 적어 보내면 훨씬 정감이 흐를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후배 신부님들에게 보낸 짧은 편지는 유명한 문구가 됐다.“아무개야,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지? 그게 최고다.”이 구절 속에는 생활의 건강한 덕담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요즈음은 전화, 이메일, 핸드폰 문자가 서로를 이어주는 소통의 도구로 사용되지만 이름붙은 날만이라도 직접 쓰는 편지로 마음을 전달하면 좋을 것이다.

최의선 본지편집위원·작가

최의선 편집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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