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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을 성공시키는 시종

요즘 불현듯이 ‘ 상전을 성공시키는 시종이 되고 싶다’고 하시던 J신부님이 생각난다. 대통령이 바뀌는 전후 시기에는 어김없이 나라가 시끄러운데 신부님을 취재하던 그 당시 상전을 잘 모시지 못한 시종들 때문에 몹시 어지러운 때에 한 말이어서 참 각별하게 다가왔었다. 상전이야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시종의 덕목은 한결같은 것이었다. 어떤 시종이어야하느냐고 물었을 때, “가장 낮은 자리에서 묵묵히 상전을 배려하는 사람, 즉 겸손한 사람.” 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때 신부님의 상전은 신자들,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이었다.

상전은 조선시대 왕명을 전달하는 일을 맡아한 정사품의 관직인데, 일반적으로는 ‘종에 대하여 그 주인을 이르는 말’로 쓰고 있다. 또, 상전이 상전답지 않아 시키는 일이 마땅치 않을 때가 많아서였을까 뜻이 변질되어 아주 골치 아픈 사람을 가르칠 때에도 ‘상전’을 빗대어 쓰기도 한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상전으로 잘 모시겠다는 의미로 스스로를 시종이라 지칭했지만 그들이 진정한 시종이 된 경우는 거의 없다. 대신 어김없이 이익을 추구하는 그들 주변사람들의 상전이거나 시종으로 입장이 바뀌곤 했다. 탄핵되어 집으로 돌아온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구속되어 있는 최순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상전과 시종관계로 출발했다. 그러나 상전은 상전대로 시종은 시종대로 문제가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낮은 자리에 서는 것이나 남을 배려하는 인성을 갖지 못했다. 또한 최순실은 욕심이 가득해 애초부터 ‘겸손’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권력을 잡고 서로가 서로에게 ‘상전과 시종’의 관계를 맺었으니 어쩌면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은 예고된 것이었다.

모든 사람들은 각기 그들 입장에서 상전과 시종의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으니 더불어 산다는 일은 상전은 상전대로, 시종은 시종대로 본래의 자리를 지키는 과정이 따라야한다. 박 전대통령과 최순실의 사태가 나는 누구의 상전인가? 또한 나는 누구의 시종인가를 생각하면서 좋은 상전, 충직한 시종이 되어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국민은 참으로 아픈 대가를 치르면서 이 교훈을 얻은 것이다.

 

 

최의선 편집위원  webmaster@gimpoj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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