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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에 우리는…최의선의 고막리 편지

정유년은 60년 만에 온 붉은 닭의 해로 ‘열정과 밝음이 가득한 새로운 해’라는 말이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로만 들린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으나 마음의 각오를 다져보는 일도 시큰둥하다는 사람들이 꽤 많은 걸 보면 필자만 그런  것은 아닌 모양이다.

겨울에는 뜨뜻한 아랫목에 깔아놓은 이불 밑에 두 다리 쭉 뻗고 구운 고구마를 먹으며 텔레비전 보는 일이 취미인 고막리 이웃들은 볼만한 드라마는 없고 켰다하면 내가 찍은 대통령이 그토록 무능하고, 국민들은 눈꼽만큼도 배려하지 않은 사실을 알려준  TV가 보기 싫다며 “살다 살다 이런 일은 처음이야, 아,  6,25동란보다 더하다니까”하면서 “뭐, 재밌는 일 없느냐?”라고 한다. 이웃과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난감해지는 때다.
 
해가 뜨기 전에 하루를 시작하는 부지런한 주민들이 이 나라를 묵묵히 지키는 애국자라고 위로하기에는 그들이 받은 상처가 너무나 큰 것을 알기 때문이다.

추수한 쌀은 아직도 저장고에서 잠을 자는데 “마트에 가면 공산품값은 다락같이 올랐고, 계란은 아예 쳐다 볼 수 없다”고 한숨이 무겁다.

“지난 과거 정유년을 돌아보면요, 나라가 큰 위기에 빠졌을 때 백성들이 슬기로운 지혜를 발휘해 국난을 극복한 원년이었던 때가 참 많아요, 1597년 정유년에는 이순신 장군이 외세침략을 막아 냈구요, 1897년 정유년에는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해거든요”

필자가 과거 정유년의 역사를 들먹이면서 올해 정유년도 분명히 국운이 왕성해지는 해가 될 것이라 말하니, 순박한 이웃은 얼굴을 펴면서 고개를 끄떡였고, 그날 화제는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하는가까지 비약되었다.

그날 우리가 삶은 고구마 한 솥과  동치미 서너 사발을 비우면서 내린 결론은 ‘백성들을 잘살게 해주고 어루만지는 임금이 가장 훌륭한 나랏님이니 이번 대통령은 저 잘났다고 나대는 사람은 쳐다보지도 말고 겸손한 사람을 뽑자’였다.

그런데 겸손한 사람을 어떻게 알아보느냐는 문제에 가서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국민을 가족같이 사랑하는 사람이니 그런 사람을 찍자는 데 합의를 했다. 아침을 알리는 닭의 해, 정유년에는 꼭 그런 대통령이 뽑혔으면 좋겠다.

최의선  webmaster@gimpoj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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