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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의미

‘절반’이라는 말은 신라의 수도 서라벌에 사찰과 민가가 반반인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사전에는 ‘하나를 둘로 똑같이 나눔’이라 쓰여 있다. 열이면 다섯에 해당되고 반환점이기도 한 절반은 이쪽이냐 저쪽이냐, 긍정이냐 부정이냐를 말할 때도 자주 인용된다.

 포도주병에 포도주가 반이 있을 때 긍정적인 사람은 “어, 아직도 반이나 남았네”라 하고 부정적인 사람은 “어, 반밖에 없잖아?”라고 한다.

 한 때 긍정이 이로우냐? 부정이 더 나은 것이냐를 두고 동료와 입씨름을 벌인 적이 있다. 기왕지사 기분 좋게 마시려면 “아직도 반이나 남았잖아” 하는 느긋함이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었고 동료는 그럴 경우 낭비하게 된다면서 ‘아껴 마시려면 부정이 더 이롭다’고 언성을 높이는 통에 다른 동료들이 합세하여 토론의 장이 된 적이 있었다. 이 역시 반반으로 갈려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이야기가 비약되어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를 운운하다가 빈 술병만 늘어났었다.

 살아오면서 이 포도주병 토론이 떠오르는 경우가 참 많았다. 어떤 일을 진행하고 있을 때 반쯤 하다보면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가늠이 되지 않을 때 이러한 긍정과 부정은 엇갈렸다. 그냥 긍정으로 스스로를 위안하다보면 각오나 긴장을 하지 않아 느슨해진다는 회의까지 들기도 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기왕지사 벌어진 일을 후회하는 쪽으로만 치우쳐도 이는 스트레스가 되어 돌아온다.

  2016년 새해인사를 한 게 엇그제 같은데 오는 30일이면 일 년의 딱 반을 보내게 된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 속에 절반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이다. “특별하게 한 일 없이 반을 훌쩍 보내 버렸다”는 허망함과 후회스러움은 가슴 속에 아픔으로 남고 아직도 남은 절반이나마 잘 써야겠다는 각오는 또 위안이 된다. 일 년의 반을 보낸 지금, 지난 시간은 어쩔 수 없으니 남은 절반이나마 스스로에게 보람되기를 소망해본다.

최의선  webmaster@gimpoj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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