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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장례식장,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때

기자가 몇년 전 김포문화원에 근무할 때입니다. 당시 문화원은 LH로부터 한강신도시 마을이름 작명을 의뢰받아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허나 문화원이 작명한 마을 이름들이 공고되자 신도시 입주민(그때는 입주예정자입니다)들의 모임인 카페에서 난리가 난 것입니다. 이름이 촌스럽다고요.

그래서 제가 카페에 들어가 하나하나 설명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글을 올리자 제 글 밑에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는데 난리도 6.25 이래 그런 난리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상처받고 자존심도 상했습니다. 우울증에 걸릴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카페에 들어가기가 무섭고 때로는 모니터 너머로 뛰쳐나가 멱살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악플 때문에 자살했다는 연예인의 이야기가 남 얘기같지 않았습니다.

지난 16일 김포시의회 임시회가 끝난 뒤 상황입니다.

본회의 시정질의에 참여하느라 의회에 왔던 유영록 시장. 유 시장이 의회가 파하면서 김포시의회 본회의장을 나서려는 순간 출입문 밖에 운집해 있던 일단의 시민들이 유 시장을 향해 '물러나라'고 삿대질을 하며 유 시장을 가로막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김포시청은 태양보다 더 뜨거운 주민들의 열기로 다 타버릴 듯 합니다.

김포시장 집무실이 있는 김포시청 본관 2층 복도는 주민들이 점거하고 있은 지 오래고, 유영록 시장이 방을 나설 때는 주민들이 우르르 몰려와 삿대질과 함께 목소리를 높여 질타하고 있습니다.

바로 김포시청 뒤에 있는 장릉산 너머 장례식장 신축과 관련 장릉마을 주민들이 장례식장 신축을 결사반대하며 항의를 하는 모습입니다.

유영록 시장을 향해 험한 말을 쏟아내는 주민들을 보며 유 시장이 걱정됐습니다. 댓글만 봐도 그랬는데 면전에서 당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 하고요.

주민들은 풍무동 장례식장 신축허가를 취소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포시는 적법한 절차를 받아 허가해 준 사항을 취소할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주민들의 의견도 일리가 있고 시청 측의 처지도 이해는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그래도 이른 더위에 힘드는데 올 여름 계속되다가는 주민도, 시청도 쓰러질 상황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김포시가 직권으로 건축허가를 취소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잘못하다가는 취소에 따른 손해배상을 물어줘야 합니다. 그래서 한번 찾아봤습니다.

사례1 : 위법한 건축허가 취소, 분양 후 이익예상액까지 물어줘야

나주시가 다가구주택을 짓겠다며 건축허가를 요청한 업체에게 허가를 내줬습니다. 그런데 다가구주택 신축예정지가 문화재 주변이어서 문화재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안 나주시가 문화재청에 문의한 결과 건축물 신축이 불가능하다는 문화재청의 의견에 따라 허가를 취소했습니다.

그러자 건축주는 나주시를 상대로 토지구입비용과 철거비, 건물을 건축하면 얻을 수 있는 수익 등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1심에서는 공익을 위한 결정이라고 원고패소 판결이 내려졌지만 2심 재판부는 예상되는 분양이익까지 모두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려 나주시는 큰 낭패를 보았습니다.

사례2 : 러브호텔 허가취소, 배상책임 없다

지자체가 주택가 인근에 숙박시설 건축허가를 내줬다가 주민복지 등을 감안해 중도에 건축허가를 취소한 경우 건축시행자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은 없다는 판결도 있습니다.

고양시는 건설업자가 러브호텔을 짓겠다는 신청을 허가했다가 주민들이 반발하자 허가를 취소했습니다. 건설업자는 "지자체가 재량권을 남용해 건설허가를 취소하는 바람에 설계용역비를 날렸다"며 고양시를 상앧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가 짓던 숙박시설 인근에는 아파트단지와 교육시설이 밀집해 있어 러브호텔 난립으로 인한 주민 집단민원이 발생했던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의 건설허가 취소는 지나치지 않다"며 "지자체는 주민의 복리증진과 생활환경 보호 등에 대해서도 책임을 갖고 있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김포시와 유영록 시장은 주민들로부터의 질타를 가슴 아프다고만 하지 말고 주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지 않을 방도가 무엇인지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김종훈 기자

김종훈 기자  webmaster@gimpoj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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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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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님비 2016-06-25 23:47:00

    문화원에 근무하셨군요 김기자님^^

    어딘가에는 위치해야 할 '묘지'입니다. 모든 시민들이
    혐오 기피 시설로 우리 동네는 아니길 바라는 마음 당연하지만,
    현 시설 보다 조금 더 좋은 모습의 문화로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이 또한 문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 이 될 수 있다면!
    풍무동에 살고있는 저는 애정어린 마음과 눈길이 갈듯 합니다.
    무조건적인 배척 보다는, 솔론몬과 같은 지혜를 모으면 좋겠습니다   삭제

    • 풍무시민 2016-06-23 09:48:34

      김포도 10년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입니다. 풍무동도 조그만 마을에서 도시화가 진행되어 동으로만 따지면 김포1동의 5만보다 조금 적은 4만5천이 넘습니다.
      일단 아파트가 밀집되면 공장이나,도축장,공동묘지, 이런 시설들과 섞일수가 없습니다. 당연히 시민들은 혐오 기피시설에 대한 행복추구권이 있습니다.
      기존에 있던 시설이라고 그자리에 다시 들어설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도시계획이란 있던 시설을 그대로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좀더 시민이 쾌적하고 아름답게 살기 위해 하는것입니다. 아파트는 아파트대로 묘지는 묘지대로 있을곳에 있어야 합니다   삭제

      • 김포시민 2016-06-22 09:26:57

        경남권 신공항이전 사태를 보며 이것이 현실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모든 국민들이 보듯이 이해관계나 갈등이 발생하면 결국은 원론적으로 가고 원칙대로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두눈으로 지켜 봤습니다
        우리 김포시의 장례문화복합시설도 기존의 있던 시설을 새로 리모델링 할 수 밖에 없다는것이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게다가 다른 김포시의 현안들 도축장이전, 김포장릉공원묘지이전과도 맞물려 있는
        이런 문제는 어느 한동네의 문제가 아니라 김포전체의 문제이므로 미래세대와 전체시민의 여론을 반영하여 대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삭제

        • 바램 2016-06-21 12:33:17

          현시점에선 진태양난아란 표현이 맞다 슬기로운 지혜가 필요하다
          지난 용산 사태를보라 법과 원칙을 앞세워 엄청난 사화에 파장을 불렸다.
          앞으로 어떤 일이 전개될지 아무도 모른다 우선 삶에가치관에 역점을 두고
          행정부와 이해 당사자가 힘을모아 슬기로운 중지가 모아지길 시민에
          한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람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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