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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폰을 잃어버린 후...

스마트 폰을 잃어버린 것을 알게 되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그 하루는 내 삶에 가장 많은 스토리를 써내려간 하루가 되었다. 잃어버릴 짓을 한 전날 저녁의 행동을 후회하면서 다시는 차안에서 문자가 왔다는 신호를 확인해도 스마트 폰을 열지 말아야지 다짐한 스스로와의 약속을 깨뜨린 것(택시 안에서 두 번이나 폰을 두고 내린 후 결심한 일)이다.

이에 대한 벌로 생각하기로 마음을 정리하면서 우선은 뇌의 창고를 옮겨놓듯이 차곡차곡 저장해둔 그 기억들을 어떻게 복구할 수 있을지 난감해졌다. 우선은 연락처가 젤 중요했다. 오래전에 뒷방 신세가 된 책상 속의 수첩을 뒤지고 마음 창고 속을 헤집으면서 꼭 기억해야하는 사람들을 점검하면서 적어 나갔다. 사람도 죽으면 떠나보내는데 스마트 폰에 내장된 사진은 연연하지 말자며 앨범속의 사진과 이별을 고하고 카카오 톡과 문자가 사라진 것은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위안하니 한결 마음이 가뿐해 졌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처럼 새 술은 아니지만 새로운 기분으로 꼭 기억해야하는 사람들을 적으면서 불필요한 군살을 끼고 힘겨워하며 살듯이 사람관계에서도 그런 군살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살아가면서 새로이 만나는 사람에게서 배울 점이 있고 대인관계는 때때로 삶의 기쁨을 주는데 그 소중함을  스마트 폰이 아니라 마음속에 간직 해야겠다는 다짐도 해보았다.
 
내가 알고 있는 지인 중에 아직도 여전히 스마트 폰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있다. 주변사람들이 답답해 죽겠다면서 서로 폰을 사주겠다고 해도 막무가내인 그를 박물관에 보내야한다고 했는데, 어쩌면 그는 진작 스마트 폰이 편리한 대신 인간관계를 기계화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듯하다. 지인들은 그를 만날 일이 있거나 보고 싶으면 집으로 찾아가고 편지를 띄우면서 소식을 전하는데 불현듯 그가 그리워지면서 부럽기조차 했다.

 새로 내 분신이 된 스마트 폰이 “나쁜 습관의 과거를 죽이고 새로 태어나세요.” 라고 속삭이는듯해서 나는 “너하고도 그리 친하고 싶지 않단다, 네 힘이 필요할 때만 놀고 대신 내 마음하고 많이 친하게 놀 테니까 그런 나를 격려해주면 고맙겠다.” 라고 속삭였다.   
<최의선  본보 편집위원·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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