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최의선 고막리편지
“이봐, 임자, 해봤어?”
[作家 최의선의 고막리 편지]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로, 칠순이 된 대한민국의 여러 분야를 되돌아보는 행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성장한 분야는 단연 먹고 사는 문제가 걸려있는 경제 쪽이고 이 문제를 이야기할 때,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현대를 창업한 정주영 회장을 손꼽지 않을 수 없다.

2015년 올해는 광복 70년 속에서 가장 성실했던 노동자와 기업인으로 이 나라의 비약적 발전에 큰 몫을 한 정 회장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 분은 ‘현대’를 통해서 경부고속도로를 비롯하여 수많은 항만건설과 발전소, 자동차, 현대조선소 등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할 만큼 눈부신 업적을 이루어냈다. 그 분이 그토록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일하는 것 자체가 그저 재밌어 일에 묻혀 살고 일과 한 몸이 된 타고난 일꾼이자, 하고자 하면 반드시 몸으로 부딪쳐 실천한 때문이다. 그 분이 새로운 일을 개척하면서 말뚝을 박을 때 가장 많이 부딪친 것은 그 분을 모시는 임원들의 ‘안됩니다’ ‘하지마세요’라는 주변의 만류였다. 그럴 때마다 그 분의 대답은 “이봐, 임자, 해봤어!”다.

정 회장이 조선소를 만들겠다며 차관도입을 위해 영국에 갔을 때 한국의 상환능력과 잠재력을 믿을 수 없다면서 ‘no’라는 대답을 들었을 때, 바지 주머니에서 거북선이 그려진 오백원 짜리 지폐를 꺼내 놓으면서 “당신네 영국의 조선 역사는 1800년대부터라고 알고 있는데 우리는 벌써 1500년대에 이런 철갑선을 만들어 일본을 혼낸 민족이오!”라고 말해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던 영국의 차관을 성공시켜 오늘날 울산의 공업도시를 만들었다.
거북선이 그려진 오백원 지폐 일화와 함께 “이봐, 임자 해봤어?”는 가끔씩 회자되는 그 분의 어록이 됐다.

예전에 비해 분명 잘 살고 있음에도 여전히 힘들다는 말이 들리고, 젊은이는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때, “이 땅에 태어나서 내가 물려줄 유산은 노동에 대한 소박한 내 생각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앞날을 개척하는데 내 생각이 힘이 되어주면 좋겠다”라고 말한 아산 정주영 회장님이 그리워지는 요즈음이다.

<최의선 작가. 본지 편집위원>

최의선 편집위원  -

<저작권자 © 김포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의선 편집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