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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둥이 합창단
[作家 최의선의 ‘고막리 편지’]


해마다 8·15 광복절이 찾아오지만 올해는 그 의미가 각별하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일흔 번째 생일을 맞는 고희가 되기 때문이다. ‘해방둥이’라는 이름 하나를 더 얹어 살아온 1945년생들에게 올해의 광복절은 그 감회가 그 어느 연배보다도 각별할 것이다.


국민 누구나 나라의 운명과 함께 하지만 특히 해방둥이들의 인생은 국운과 생사고락을 함께 겪으며 살아온 우리시대 주역들이다. 해방과 함께 태어났고 6·25동란을 겪으면서 풍파를 치러냈으며 허리띠 질끈 매고 보릿고개를 버텨내는 부모 밑에서 자라나 또다시 그들의 부모처럼 억척스레 아이들을 키워냈다.
해방둥이들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중동으로, 독일로, 베트남으로 떠나기도 했고, 여인네들은 포대기에 싼 아이를 밭고랑에 누이고 씨 뿌리고 풀 뽑으면서 먹 거리를 만들면서 시부모를 봉양하기도 했다.
우리시대 시부모와 함께 살았던 마지막 세대, 그리고 자녀와 같이 살지 않는 자립의 세대를 시작한 그들 특유의 이정표를 해방둥이들이 겪고 있다.


이런 세대가 모 방송프로그램에서 만든 ‘광복 70년, 국민대합창’에 ‘1945 합창단’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했다.
합창단의 지휘를 맡은 가수 이선희씨는 마지막 연습에 땀 흘리는 해방둥이 합창단원들에게 노래로 그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엄마가 섬 그늘에/굴 따러 가면/아기가 혼자 남아/집을 보다가/바다가 불러주는/자장노래에/팔 배고 스르르르/잠이 듭니다...” 이선희 가수가 부르는 ‘섬 집 아기’ 를 듣는 단원들은 숨어서 우는가하면 소리 내어 흐느끼기도 했다. 일하느라 아이 돌 볼 틈 조차 없었던 엄마들에게 섬 집 아기는 슬픈 시절을 이야기해주는 자신들의 이야기로 들렸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국민 앞에 당당히 서서 자신들이 만든 대한민국을 보면서 ‘나는 대한민국’ 합창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오늘 대한민국의 위상을 국내 전 세대와 글로벌 세계에 알리기 위해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무대에 오른다.
노래만으로 젊은 세대들과 화합을 이룰 해방둥이 합창단에게 뜨거운 격려와 함께 박수를 보낸다.

최의선 작가/본지 편집위원

최의선 편집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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