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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
[최의선 칼럼]

요즘 한 종편에서 방영되고 있는 ‘삼시 세끼’프로를 보면 사람이 하루 세끼 먹고사는 일이 보통일이 아니다. 정말 사람이 먹기 위해 사는 것인지, 살기 위해 먹는 것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을 정도로 우리는 꼬박 삼시세끼를 챙겨 먹으며 사느라 많은 시간을 들이게 된다. 밥하고 반찬만들기 귀찮을 때는 ‘어디 알약 하나로 한끼 영양을 대신할 수는 없나?’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먹는 일 그 자체를 즐기며 사는 일도 행복한 일이고 건강을 지켜주는 엄숙한 일이기도 해서 음식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가난하고, 배고픈 시절에는 배 부르면 한끼를 해결하는 것이었지만 요즈음은 그 정도로 힘들지는 않아서인지 기왕 먹는 일 가능하면 ‘맛있는 음식’, ‘ 몸에 좋은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맛있는 밥 사줄게 어서 나와”그렇게 해서 외식을 하게 될 경우 정말 맛있어서 행복해지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때도 있다. 초대한 사람이 자기 취향이나 혹은 보양식 위주로 입맛과는 관계없이 ‘건강’제일주의로 나가면 몸에는 좋을지 몰라도 ‘맛’과는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비싸고 소문난 집이 역시 맛있다는 말을 하는데 나의 경우는 그 ‘맛’이라는 것이 그리움이나 추억과 연관이 깊다. 유명한 맛집이나 웬만한 서민들의 한달 생활비와 맞먹는 비싼 레스토랑에서도 먹어 보았지만 그렇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대신 지금도 ‘맛’으로 정겹게 다가오는 음식은 예전 어머니가 해주시던 음식, 그리고 생각만해도 그리움이 밀려오는 ‘추억의 음식’이다.

신혼시절 남편과 마주앉아 따끈한 밥에 계란 하나 딱 깨어 놓고 샘표간장 한 스푼으로 비벼먹던 밥상, 대전발 0시 50분 기차를 앞에 두고 허겁지겁 먹던 우동 한 그릇(이 풍경에는 한 남자가 있다)… 최근에는 김포 우리병원 부원장의 작은 방에서 도현순 부원장이 손수 싸온 도시락을 윤소리 경기민요합창단 이사장, 류성희 교장 선생님 등 여럿이 먹었는데 그 맛은 꿀맛이었다. 그러고 보니내게 있어 ‘맛’은 정겨운 사람이 함께 했을 때이다.

글 쓰는 일이 밀려 책상 앞에 혼자 있으려니 입 맛이 없는 일과 상관없던 내게도 밥 맛이 없어 때를 거르게 된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봄이 기지개를 켜니 정겨운 사람을 찾아 나서야 겠다.

<본지편집위원·방송작가>

최의선 편집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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