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최의선 고막리편지
장마와 휴가
최의선 칼럼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태풍과 장마는 정말 반갑지 않다. 이번에도 태풍 <에위니아>가 반기지 않았지만 찾아와 심술과 극성을 부리더니 이어 장마가 왔다.

김포는 최근 몇 년간 수해피해가 나지 않는데 이번 장마 비에 이재민이 생기고 김포여중 뒷 산아래가 무너져 학생들이 수업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도시 행정가는 무사할 때보다 무사하지 않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폭우는 마악 채비를 마친 민선 4기 행정팀에게 시사해주는 의미가 크다.

이번 장마가 끝나면 방학, 그리고 본격 더위가 찾아온다니 비 피해 뉴스를 들으면서도 휴가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사람마다 휴가 양상은 다르겠지만 집을 떠난다는 점에서는 서로 같다. 일 년에 한번 집을 떠나보는 일은 나쁘지 않다.

왜냐하면 떠난다는 것은 산과 바다로 향한다는 것 뿐 만아니라 삶의 짐을 잠시 내려놓고 풀숲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등바등하고 노심초사하며 살던 일상의 구질스러움을 내던지고 세상사에 빼앗겼던 자기 자신을 만나는 시간을 갖는다면 휴가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학교라는 의미의 스쿨(school)은 본래 <한가함>이라는 뜻의 라틴어 스콜레(schola)에서 나왔다.

고대 유럽의 자유민들이 음악장이나 체육장에서 교양을 습득하고 즐긴다는 의미에서 학교라는 말이 나왔음은 우리가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13일 장마가 잠시 북상하고 모처럼 파란 하늘이 보이자 전남 영광군 백수읍백수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우리 교실은 갯벌이예요.”라며, 학교앞 바닷가 갯펄에서 망둥이와 백합을 잡으며 체험학습을 하는 모습을 보며 이번 휴가는 어디를 교실로 잡을까 생각해보았다. 장소가 뭐 대수겠는가? 바캉스 갈 처지가 아니면 <방캉스>는 어떤가.

어디에 있건 일상을 벗어나 정말 자기 자신을 만나는 시간을 갖는다면 그것이 바로 휴가다. 이번 휴가는 어디에서든 자기를 만나 보도록 하자. 그래서 마냥 노느라 잔뜩 지쳐 빈 가슴으로 돌아오지만 않는다면 이번 휴가는 건진 게 있는 알토란 휴식이 될 것이다.

<본지 편집위원 ·작가>

2006-08-01 13:29:38

최의선  -

<저작권자 © 김포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의선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