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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의선 칼럼




“한잔 먹새 그려, 또 한잔 먹새 그려

꽃을 꺾어 술잔 수를 세면서 한없이 먹새 그려.....”

권주가로 널리 인용되는 송강 정철의 <장진주사>는 술로 인생의 무상함을 해소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잘 마시면 약이요, 잘못 마시면 독이 되는 술은 인류 역사와 함께 해 왔으니 인간사에 주인공이 아닌가 싶다.

고고학으로 증명할 수 있는 술의 역사는 약 1만년전 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시인들은 생활에서 우연히 발견한 포도와 벌꿀로 포도주를 만들었을 것이고 농경시대에 접어들면서 곡물을 이용하여 술을 만들게 되었다.

우리나라 술에 관한 기원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부여傳에는 정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행사때 사람들이 모여서 술을 먹고 노래를 불렀다는 기록이 있으며 한전(韓傳)에는 마한에서 5월, 씨앗을 뿌리고 춤과 술로서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고구려 역시 10월에 추수가 끝나면 ‘동맹’이란 행사를 갖는데 이때 술을 마셨다 하니 우리에게 술은 농사의 기원과 함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뻐서 한 잔, 슬퍼서 한잔하며 우리 삶의 애경사에 반드시 등장하는 술은 이렇듯 인류와 함께한 주인공임에 틀림없다.

‘한잔 하자꾸나’ ‘한잔 합시다.’로 통하는 술은 사회생활에서는 우의를 다지고, 친교를 가능케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술처럼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뚜렷이 갈리는 음식 또한 흔치않다. 소외감과 힘든 일에서 풀리게 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반면 한잔 또 한잔 먹다보면 이성을 잃고 친교를 결별로, 우의에서 싸움으로 변질시키기도 한다.

역사 이래 사람생활의 원칙인 ‘적당히’를 가장 쉽게 가르치는 것이 술이다. 어디 이뿐이랴 음주운전으로 사람까지 해친다면 개인의 방심이 살인까지 이어지게 하는 우리 인생 최고의 악역이 또 술이다.
이런 연유로 역사 이래 주법을 논할 때 첫 번째가 ‘술은 어른에게서 배워라’이다.
술의 이중적 성격을 경계한 말이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으로 막중한 임무를 코앞에 두고 인생의 나락으로 추락한 前한나라당 최 의원의 성추행 사건은 술이 개인적 본질을 사회에 스스로 폭로한 주범이었다는 점에서 술에 대해 경계심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본지 편집위원(작가) ces-1102@hanmail.net

최의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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