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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지 않은 것에 너그럽지 않아야”저널응접실/김검시대 최초 삭발한 ‘행동’ 정평호 대표
지난 5월 16일 세번째 촛불집회에서 처음으로 삭발을 하고 있는 정 대표

 

김검시대 ‘소수가 만든 집회문화’ 새로운 이정표 만들어

지난 4월 국토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이 진행한 제4차국가철도망구축계획 공청회를 앞두고 GTX-D 노선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김포와 검단 시민들은 교통시민연대를 만들었다. 그리고 6월 30일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이 확정되기까지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이하 김검시대)는 ‘GTX-D노선 김포-하남 직결’과 ‘김포한강선(서울5호선) 김포 연장’을 주장하며 그동안 김포에서 보지 못했던 대규모 시위를 통해 집회문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 냈다.

두 개의 SNS 공간에 3천여 명의 시민이 모여 매일 새로운 의견을 내고 활발한 토론을 통해 시위를 만들어가지만 김검시대의 운영진은 5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12명에 불과하다. 소수의 인원으로 전체 시위를 주도하고 이끌면서 짧은 시간에 다양한 시위문화를 만들고 시민의 뜻을 한 곳에 집중시켰지만 이들 모두 이전에는 시위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다.

‘직장과 사업을 병행하며 범법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중앙정부의 정책에서 소외된 김포의 교통문제를 알리고 이를 바로잡고자 한 것이 이들을 시위현장으로 모이게 했다.

‘자신들의 희생을 담보’로 질서와 문화에 적극적인 의지를 담아내며 불과 2개월 만에 ‘시민행동’의 브랜드로 평가된 김검시대는 앞으로 내년 대선까지 새로운 ‘저항’을 통해 서울직결 철도에 다가가고 있다.

20회 가까운 1인 시위와 김검시대 집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1인 밤샘 시위와 두 번째 드라이브 챌린지를 끝으로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시위를 접는 B사 정평호 대표(40)는 김포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시민이다.

김검시대를 비롯한 김포시민들은 지난 4월22일 이후 2개월여에 걸쳐 다양한 집회를 통해 GTX-D 김포-하남 직결노선과 한강선 김포연장을 정부측에 촉구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최초의 삭발

김검시대에서 ‘행동합시다’라는 아이디를 가진 정 대표는 5월 16일 라베니체에서 진행한 세 번째 촛불집회에서 처음으로 삭발하며 이후 시민과 정치인의 삭발을 견인했다.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삭발식을 가진 정 대표는 “우리의 행동과 의지가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GTX-D 김포-하남 직결과 한강선(서울5호선) 김포 연장이 반드시 포함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안중근 의사가 남긴 ‘견리사의 견리수명’(이익을 보거든 정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거든 목숨을 던져라)을 삭발 이유로 밝혔다. 이어 “교통지옥 벗어나서 인간답게 살고 싶다. 김포시의 위기를 극복하자”고 호소하며 삭발을 진행했다.

 

‘백 마디 말보다 행동’이 중요

김검시대는 한국교통연구원이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확정에 앞서 4월 22일 공청회를 하던 당일 만들어졌다. 공청회를 며칠 앞두고 GTX-D 노선이 ‘김포-부천’으로 정해질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 이후 평범한 4~5명의 시민들이 SNS에서 분노와 시민행동을 모색했고 김포와 검단시민들이 연대하는 모임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들이 비상대책위원이 되어 25일 분노한 시민들과 함께 양촌읍 구래역에서 첫 시위를 했고 정 대표는 이날 비대위원으로 합류했다.

“저는 오지랖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피곤하기도 했지만 삶의 성취도 있었다, 양면의 칼날이라 생각한다”

‘김포-하남’ GTX-D 노선을 기대했던 정 대표는 집에서 SNS에만 참여하다가 ‘구래역에 모이자’는 말에 참여해 그날부터 온-오프라인 활동과 함께 시위현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김검시대가 안착하는데 핵심 멤버가 됐다.

“저는 전략이 있는 사람이 아니고 단순하다”고 자신을 소개한 정 대표는 “백 마디 말보다 행동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사심없이 깨끗하게 하고 싶었다”며 “비대위 회의에서도 3번의 식사를 제외한 모든 비용은 사비로 했으며 ‘살면서 이런 사람도 있구나’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지난 2개월을 회고했다.

정 대표는 지난 2개월간 1인 시위를 비롯 20회 정도 시위에 참여했다. 청와대와 국회만 각각 다섯 번씩을 다녀왔다.

 

‘생계와 집시법’ 늘 우려해

지난달 26일.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확정발표를 3일 앞두고 정 대표는 김포시청 광장에서 1인 밤샘 시위를 준비하며 직장으로 돌아갈 마음을 굳혔다.

“저도 제 삶을 살아야 하기에 GTX-D 김포-하남노선을 요구하며 시위현장에만 있을 수 없다”고 밝힌 정 대표는 더욱이 “저 같은 사람이 끝까지 있으면 꼭 ‘정치하려고 한다’는 오해도 받을 수 있는데 그것도 싫다”고 했다.

정 대표의 1인 밤샘 시위계획이 알려지자 김검시대 소속 많은 시민들이 텐트를 치고 동참했지만 오후 10시가 되어 시위는 중단됐다. 시간이 촉박하고 1인 시위로서 집회 신고를 하지 않았던 반면 시민들이 모여들어 집회가 되면서 집시법 위반이 우려됐다.

“저는 경찰에 끌려가도 괜찮지만 김포의 교통 현실을 개선하고자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걱정이 됐다”는 정 대표는 “이렇게 모일 줄 몰랐다. 개인적으로는 오늘이 마지막인데 뭐라도 해야 했다”며 의지와 아쉬움을 함께 나타했다.

김검시대 비대위원을 떠나는 정 대표는 앞으로도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가능한 1인 시위는 계속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한 번의 범죄경력도 없지만 계속되는 시위로 인해 집시법 위반이 우려되는 것도 가장이며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로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시민들의 집단지성을 믿는다”

정 대표는 “시민단체는 정의롭지 않은 것에 너그럽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가 한 것은 특유의 장점인 행동력을 발휘한 것이고 뒤에서 묵묵히 희생한 김검시대 운영자 와 자원봉사자, 그리고 시민들의 열망이 모여 ‘김검시대’라는 기적을 만들었다”는 정 대표는 “ 비대위원에 이어 시위현장에서는 물러나지만 시간이 허락하는 한 1인 시위는 할 것이며 절망의 시간이 다가오면 다시 전면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4일 김포시청에서 국토부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 김포~부천노선 발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국회의사당과 청와대를 향하는 두 번째 드라이브 챌린지에 참여하여 방송국 기자와 함께 국회를 향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많은 집회를 통해 보여준 시민들의 집단지성을 믿는다”는 자신의 입장을 정리했다.

“저희가 주장하는 것은 ‘서울로 직접 연결되는 철도 노선 한 개만 놔달라’ 것입니다. 다른 지역은 몇 개의 노선이 겹치는 곳도 많지만 50만 인구를 가진 김포시는 혼잡율 285%인 두량짜리 김포골드라인에 의지하고 있으며 이것조차 한강신도시 주민들이 부담한 1400만원의 교통분담금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국토부는 4월 22일 김포-하남 GTX-D의 경우 10조원의 건설비가 들어가는 것으로 밝혔는데 사실은 5조 9천억원입니다. 그것조차 재정적 부담이 있다면 김포-하남으로 결정하고 김포-부천을 우선 추진한 이후 차후 완성하는 계획을 밝히는 것이 서부권 시민들의 기본권과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대의에 맞는 것입니다, 시민들을 설득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면 시민들이 이렇게 나서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지난 4일 두번째 드라이브 챌린지에서 만난 정평호대표

곽종규 기자  gyoo49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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