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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곶면 11A 마을버스최의선의 고막리 편지

월곶면에는 군하리를 출발해 문수산 자락을 한 바퀴 도는 ‘11A’ 마을버스가 있다. 예전 이 버스의 승객은 대부분 학생들로 산자락에 사는 학생들의 등·하교에 발이 되어주었는데 요즘은 나이 지긋한 주부들이 승객의 대부분이다. 때로는 할머니와 홀로되신 할아버지들도 있지만.

 버스의 단골승객은 주로 시장을 가기위해 이 마을버스를 타는데, 버스가 생기기전 젊은 날의 이 분들은 “주로 십리, 이 십리 길은 당연히 걸었고 어쩌다 운수좋은 날은 달구지를 얻어 탈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연유 때문인지 이 버스 속의 풍경은 동구 밖 정자나무아래 모여 담소를 나누는  분위기를 닮고 정겹고 훈훈한 이야기가 있다. 또 버스 안의 주제는 계절마다 다르다.

봄철 온갖 채소를 심어야할 때는 농사 정보가 가득해 이곳으로 이주해서 텃밭을 가꾸어야 하는 농사 문외한에게는 ‘영농학교’가 따로 없을 정도다. 또한 봄철에 버스 기사님은 모종 나르는 일은 덤으로 해준다. 물론 요금은 무료다.

군하리 모종가게 주인이 ‘보구곳리요’하면 어느 곳에 하차해야 하는지를 이미 알고 짐을 내려주는 일을 하루에도 십 여 차례 하며 무료 배송 일까지 기꺼이 한다. 

이 마을버스는 정류장이 있지만 규정을 지키기보다는 승객이 있으면 어느 곳이나 서고 누가 어디에서 내리는지는 먼저 알고 정차한다. 승객과 기사는 이름은 서로 모르지만 어디서 타고 내리는지는 이미 익숙한 상태가 됐다. 그리고 승객의 집 앞까지 가서 안전하게 하차하게 만드는 모습은 친한 이웃이다. 
 운행시간은 지키지만 경우에 따라 다소의 여유와 간격도 있다. 
  대부분 승객들은 먼저 나와 기다리므로 버스는 기다리는 승객을 태우면 되지만 경우에 따라 다급한 전화를 받게 되면 차를 후진해 발을 동동 구르는 승객을 태우는데 이를 투덜대는 승객은 하나도 없다. 평일에는 10번, 일요일에는 4번 운행하는 ‘11A’마을버스는 차 없는 시골 어르신들에게는 아들, 딸들이 태워주는 자가용보다 더 편한 자가용이며 어르신들의 벗이다.

<본지 편집위원>  

최의선  ces-11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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