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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의 샘물최의선의 고막리 편지

 월간 ‘샘터’가 올해로 50살이 되어 국내 최고령 잡지가 되었다. 

1970년 4월 창간당시 책값은 100원. 지금은 평범한 노동자가 구매하기에 부담되지 않아야한다는 이유로 담배 한 갑보다 싼 3천 5백원. 여전히 땀 냄새나는 일상에서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잡지가 쉰 살이 될 수 있었던 데는  샘물 같은 사연이 있다. 


 법정스님과 이해인 수녀의 글이 위로가 되어주던 샘터가 지난해 “적자를 면치 못해 무기한 휴간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언론과 알음알음으로 전해졌을 때 월간 샘터를 추억하는 기사와 글이 올라왔고 ‘샘터’를 돕겠다는 요청이 쏟아졌다. 그렇게 구독자 수는 금방 3천여 명이 늘어났다. 개인과 기업의 크고 작은 후원이 잇따르면서 이 서민의 잡지는 휴간을 접고 발행을 계속하어 올해 4월 마침내 창간 50주년 기념호를 2쇄나 발행하며 당당히 쉰 살을 맞이했다.


 맑은 샘이 떠오르는 잡지 샘터의 이름은 1970년 당시 故김재순 의원이 1969년 국제기능올림픽 대회를 준비하던 중 현장에서 만난 기술자들이 “집이 가난해 공부 못한 게 한입니다”는 말을 듣고 그들을 위한 잡지를 만들게 된 것이 샘터가 출발한 배경이다. 그리고 그 값을 ‘절대 담배 한 갑 값을 넘지 않겠다’는 철학이 2대 발행인(아들)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고단한 노동자들이 부르튼 손으로 펼쳐보던 샘터, 공부 못한 목마름을 달래주던 이 잡지는 한때 50만부 이상 팔리면서 국민잡지 반열에 올랐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2천년 대에 들어오면서 힘들어졌고, 사옥을 팔면서까지 발행을 계속했지만 적자를 면할 수 없어 휴간을 결정했다. 그리고 그동안 샘터로 샘물을 마셨던 독자들이 마침내 다시금 살려냈다. 샘물이 우리 마을을 지켜내는 사연이 만들어 진 것이다. 


 샘터가 문 닫는다는 소식을 들은 파독출신 간호사 독자의 통 큰 후원, 앞으로 10년 구독하겠다면서 십년 치를 한꺼번에 보내오는 독자들이 줄을 이었고 자신을 위로해 힘을 얻었던 90년대 샘터 독자들이 평생 구독신청을 이어왔다. 그들에게 이 잡지는 읽고 버리는 단순한 월간지가 아니었다. 


청춘의 버팀목이 되어주면서 함께 늙어간 쉰 살의 친구가 무기한 휴간으로 만날 수 없게 되자 그 샘물을 마시면서 위안을 얻었던 독자들이 스스로 샘물이 되었다. 그렇게 월간지 ‘샘터’는 독자의 사랑으로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새로운 50년의 첫 발자국을 내디녔다.

최의선  ces-11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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