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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파티 해보실래요?

최의선의 고막리 편지

 

부부도 친구도 헤어질 수 있는데 웬만해서는 헤어질 수 없는 관계가 있다. 바로 이웃사촌이다. 하기야 이사 가지 않는 한 사촌지간을 면할 수 없기에 서로 어우러져 다정하게 지내야하는데 그게 생각보다 여의치는 않다.

지난 연말 김포에서도 최전방 접경지역으로 검문소를 통과해야 들어가는 마을, 용강리와 그 와 이웃한 조강리 사촌들이 마침내 벼르던 이웃들의 축제를 하게 됐다.

평소 자주 마을회관에서 모여 밥 먹는 일 외에 연말연시에 평상시와 다른 시간을 갖고 싶었던 소박한 꿈들이 이뤄졌다. 이는 몇 년 전 일본총영사를 끝으로 외교관직에서 물러난 이웃이 동네 주민들을 초대하면서 이뤄졌다.

그 때부터 동네는 메뉴가 겹치지 않도록 음식을 한가지 씩 준비하면서 행복해졌다. 용강리 이장 부인은 온갖 곡식을 넣은 찹 밥 한 가마솥, 반장은 떡, 잡채, 빈대떡, 누구는 도토리와 고구마, 묵을 푸짐하게 쑤었고, 식혜, 볶은 된장, 나물, 야채, 과일, 고기 등등 열다섯 가족들의 열다섯 가지 메뉴가 정해졌다.

온갖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댁에 장미꽃이 피는 6월 한낮에 초대받은 적은 있었으나 저녁나절 은은한 조명 속에서 근사한 분위기의 모임은 처음이어서 만나기도 전에 설레임이 먼저 찾아왔다.

자신들이 해가지고 온 음식들이 세팅되어 우아한 접시에 담기면서 요리가 되더니 와인의 축배는 한 해의 고단함을 잊게 해주면서 잘 아는듯하면서도 실상은 잘 모르는 이웃의 속내도 알게 되고 이웃사촌들의 우정과 사랑이 넘쳐났다.

성당 교우라는 공감대가 있어 장벽은 없었지만 내년에는 모든 이웃과 함께 하고 싶다는 꿈이 다시 하나 늘었다.

그렇게 만나 예기하고 함께하면서 빈부, 외모, 나이, 학력 등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사람냄새 가득한 화기애애함 속에서 함께한 주민들은 “맞아, 바로 이게 사는 맛이야”를 느꼈다. 잊을 수 없는 추억은 고단함을 견디게 해주는 명약이다. 김포곳곳에서 이런 축제가 생겨나면 좋을 것이다. 

최의선 편집위원  ces-11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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