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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역사 기억할 때 정의 실현돼[인터뷰] 김대훈 (사)김포평화나비 상임이사
   
 

흔히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말한다. 하지만 고비고비 역사의 방향을 튼 것은 권력이 아니라 힘없는 민중들의 조그마한 목소리다. 얼마 전 우리 국민들은 탄핵을 이뤄내며 민중의 힘과 정신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민중의 힘은 비참한 과거의 일을 기억하고 다시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을 할 때 비로소 발현되곤 한다.

우리 민족의 아픔 가운데 처절한 아픔은 위안부라는 이름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일 것. 위안부의 아픔을 기억하자는 평화의 소녀상이 전국 각지에서 하나둘 건립될 때 김포에서도 시민들이 힘을 모아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됐다. 전국에서 33번째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이자 지자체의 도움없이 100% 온전한 시민의 힘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는 데 앞장 선 사람이 있다. 김대훈 (사)김포평화나비 상임이사가 바로 그다.

- 왜 평화의 소녀상인가.

"지난 2015년 12월 28일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합의하고 한일 양국 외무장관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소녀상 철거를 전제로 돈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이것을 보고 우리 김포에도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적폐청산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비참한 역사를 해결해야만 정의가 실현된다. 과거의 아픈 사실을 기억해야 하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뒤따라야 하고 다짐을 실천해 나갈 때 정의가 실현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한 것이다."

소녀상 건립 결심이 서자 김대훈 상임이사는 곧바로 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추진위는 소녀상이 세워질 곳을 선정하고 관련 부서와 협의를 진행하는 조형물 분과, 건립기금을 모으기 위해 일일찻집과 벼룩시장 등 각종 사업을 기획하는 분과, 시민모금을 담당하는 분과 등 세 분과로 구성하기로 하고 2016년 4월 22일 출범시켰다. 세계위한부기림일인 8월 14일 건립을 목표로 소녀상 조형물을 발주하는 한편 성금모금 또한 8월 14일까지 시한을 정하고 전력투구에 들어갔다."

김포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렇게 해서 모인 성금의 총액은 6천200만원. 예정한 대로 8월 14일, 전국에서 33번째 평화의 소녀상이 김포시민들의 성금만으로 장기동 한강중앙공원 내에 건립됐다.

"처음에는 가능할까 싶었다. 그런데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아이들이 먼저 일어나자 뒤를 이어 기성세대가 화답하기 시작한 것이다. 학생수가 몇 되지 않는 하성 금성초등학교 아이들이 저금통을 들고 오자 김포 관내 초중고 학생들이 바자회를 열고 모금운동에 팔을 걷고 나섰다. 학생들은 배지도 팔고 전을 부쳐 팔기도 하며 성금모금운동을 확산시켜 나갔다. 아이들이 먼저 분노하고 부당함을 깨기 위해 나선 것이다."

2016년 8월 14일 전국에서 33번째로 김포에 건립된 김포 평화의 소녀상

김 상임이사는 당시 소녀상 제막식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일본 정부에 의해서 자행된 범죄다. 잔혹성과 규모면에서 20세기 세계 최대의 인신매매사건으로 한일 간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양심과 가치에 대한 문제이지만 일본은 이제껏 단 한 명의 가해자도 조사한 바 없고, 단 한 명도 처벌한 적이 없으며, 단 한 번도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보상한 바 없다"며 "누군가 되묻지 않으면 잊혀지는 것이 기억이다. 친일 청산과 과거 극복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의 과정이다. 나라를 팔고, 동족을 배반하고, 백성을 도탄에 빠뜨린 과거를 제대로 극복 안하면 정의도, 평화도, 미래도 없다"고 열변을 토했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 후 김 상임이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평화시민운동을 정착시키기 위해 김포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사)김포평화나비를 출범, 상임이사로 평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김포평화나비는 소녀상을 지키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평화 교육과 예술, 더 나아가 평화 정책과 행동, 연대를 모색하는 시민단체다. 지난해에는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사업비를 지원받아 관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평화나비 꿈의 학교를 진행했다. 꿈의 학교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수요집회 참가, 광주 나눔의 집 봉사활동, 평화캠프 등의 활동을 통해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앞으로 평화의 주역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 신뢰공동체 만들기 위해 시민운동에 몰두

17년 전 김포에 둥지를 튼 김 상임이사는 이후 시민운동에 깊이 참여해 왔다. 민예총 등 13개 단체들의 모임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를 거쳐 김포민주사회연대 집행위원장으로서 김포시 전반에 걸쳐 견제자 역할에 충실했다.

"민예총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시민운동에 참여하게 됐다. 현대 행정은 분야가 복잡하고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공직사회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고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는 경제, 환경, 예술 등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 집단이 고민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신뢰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운동이 꼭 필요하다. 내가 추구하는 시민운동의 목표는 존중과 배려, 소통과 협력이다."

- 시민운동을 선출직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는 활동가들이 많다. 그것에 대한 생각은.

"정치는 고차원적인 예술로 우리 삶에 관여되지 않는 정치는 없다. 많은 시민운동 활동가들이 감시자 역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치에 뛰어들어 세상을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 꾸준히 새로운 피가 수혈돼 정치가 변화될 때 시민들의 삶이 윤택해진다."

경북 고성에서 태어나 전북 익산에서 초중고를 다니며 성장한 김대훈 상임이사. 어려서부터 다방면에 재능을 보인 김 상임이사, 작곡에도 소질이 있어 자칭 인기작곡가다. 발표된 곡이 무려 300여곡.

"대학 다닐 때부터 틈틈이 작곡을 했다. 대중가요보다는 연극과 뮤지컬에 사용되는 음악을 여러 곡 작곡했다. 대중가요처럼 저작권료를 받았다면 지금 부자가 됐을 텐데."

김종훈 기자  webmaster@gimpoj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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