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지방자치
[탐사보도] 개정 앞둔 市금고 조례 ‘특정기관’ 대변하나금융기관 신용도, 재정건전성 변별력평가 원천 차단

입법취지…입찰도 하기 전 이미 1등, 금고지정 심의 무력화

농협 밀어주기 조례 개정에 이어 집행부의 단순 실수로 2개월 만에 다시 조례개정에 들어간 김포시의회가 적폐청산의 시험대에 올랐다.

올해 말 금고교체를 앞두고 있는 자치단체는 대전시, 강원도, 충청북도, 전라남도 등 광역자치단체 4곳과 기초단체도 48개다. 이들 가운데 지난 6월 ‘시금고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개정한 김포시의회가 ‘농협은행이 유리한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어 향후 재개정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평가기관 신용도 모두 만점처리

당시 김포시가 제한한 조례가 농협에 유리하게 개정했다고 지적된 부분은 평가항목 가운데 가장 점수가 높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에 대한 배점으로 모두 만점을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서 변별력을 없애버리면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는 ‘감독기관의 경영실태 평가 또는 검사기준에서 양호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만점처리 가능’을 예규로 두고 있다. 반면 김포시는 ‘가능’이란 단어를 삭제함으로서 금융기관의 신용도와 안정성 자체를 들여다 볼 수 없게 했다.

김포시 금고지정 주요평가항목 및 배점기준

입법예고 당시 김포시의회 정왕룡 의원은 “‘만점처리 가능’을 ‘만점처리’로 개정하는 것은 우량한 시중은행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김포시는 “금융기관의 많은 참여를 위한 사항으로 오히려 우량 금융기관의 참여를 제한 할 수 있어 반영할 수 없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답변을 내놓았다.

현재 내년도 4조원의 김포시금고 입찰을 앞두고 있는 KB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의 경영지표를 비교하면 김포시의 답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세부 평가기준’ 자체 삭제

금융감독원 등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KB국민은행의 △총자본비율은 16.10%이며 농협은 14.27% △고정이하여신비율(은행이 보유한 총여신 중에서 고정이하 여신 비율로 부실채권 현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로 비율이 낮을수록 여신의 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하는 지표) KB국민은행 1,03%, 농협 1.75% △자기자본이익율(경영자가 기업에 투자된 자본을 사용하여 이익을 어느 정도 올리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기업의 이익창출능력) KB국민은행 4.65%, 농협 0.01% △대손충당적립률(금융기관이 대출 이후 예상되는 상환불이행에 대비해 미리 적립금으로 쌓아놓는 금액) KB국민은행 128.38%, 농협 79.36%로 사실상 큰 차이를 보인다. 이것을 배점기준에 따라 만점 처리할 경우 국민은행은 21.0점. 농협은 20.4점으로 0.6점의 차이가 발생하지만 만점처리 가능으로 순위별로 적용할 경우 국민은행 21.0점, 농협은 18.9점으로 2.1점의 차이가 발생한다.

배점이 가장 많고 계량적 차이가 분명한 이 같은 항목을 심의단계부터 무시하자는 것이 조례의 입법취지라는 점에서 김포시가 입찰도 하기 전에 이미 1등을 정해놓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김포시는 기존 조례가 갖고 있던 ‘금융기관이 제출한 자료에 따라 비교, 평가한 후 금융기관별로 순위에 따라 균등하게 배점하여 평가하고 필요시 평가항목을 등급별, 순위별로 나누어 배점을 부여하고 평가할 수 있다’는 평가항목별 세부 평가기준 자체를 삭제했다.

 

또한 김포시는 지난 6월 조례를 개정하며 관내 점포 수에 별도법인인 ‘지역농협’을 합산하여 평가가 가능하게 하면서 “농협에 불리한 항목은 배제하고 유리한 항목은 포함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에 대해 정왕룡의원은 입법예고 당시 “농협의 경우 농협은행과 지역농협은 별도의 독립법인임에도 영업점 수에 포함하여 평가할 경우 시중은행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지역농협도 관내 영업점 수에 포함하여 평가한다면 지역농협의 경영지표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나 김포시는 “조례상의 금고지정 평가 항목 및 배점기준에 관련한 사항이 아니다”는 이유를 달아 “반영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지방회계법 제38조(금고의 설치) 1항1호의 경우 ‘지역농협은 특별회계 및 기금에 한하여 금고로 지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농협은행이 일반회계 금고를 지정하면서 지역농협을 포함하는 것은 관련 법규에 저촉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이는 지역농협에 대해 특별회계 및 기금 금고로 자격을 인정한 것은 농협은행과의 별도로 법인체임을 명시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점이다.

김포시 세외수입 관심 없나

특히 김포시는 금고지정을 통해 세수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조차 무시했다.

시에 대한 협력사업비 평가 배점에서 전체 100점 가운데 4점으로 세외수입 증대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시 금고 입찰시 10억 원을 제안한 은행과 1억 원을 제안한 은행별 점수 차는 불과 0.2점에 불과하다. 따라서 “세수증대를 위해 은행이 제안한 금액의 비율로 점수를 부여하자”는 의견에 대해 김포시는 “자치단체에 출연한 금액의 과다에 따라 금고지정이 좌우되거나 금융기관 간에 과다경쟁을 예방하기 위하여 세부항목을 추가하거나 점수를 더하여 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파주시의 경우 사정은 다르다.

파주시, 단일금고 후 지역협력사업비 7배 감소

파주시는 2009년부터 3년간 농협과 우리은행이 복수금고로 참여하면서 농협 10억원, 우리은행 32억 등 42억 원의 협력사업비를 출연했다. 이후 2012년부터 3년간 입찰에 앞서 농협은 전년도보다 100% 늘어난 20억 원을 제시한 반면 우리은행은 참여하지 않았고 다음 3년간 농협이 단독으로 입찰에 응하면서 파주시에 대한 출연금은 6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즉 파주시는 복수금고 당시 42억 원의 세외수입이 발생했으나 단수금고가 되면서 7배가 줄어든 것이다.

파주시는 경쟁방식으로 시 금고를 지정하고자 두 차례 걸쳐 금고지정계획을 공고했지만 농협 외에 제안서를 제출한 은행이 없어 2021년 12월 31일까지 단일금고로 농협을 지정했다.

지난 4년간 농협은행이 김포시에 출연한 협력사업비는 12억 원이다. 구리시의 경우 김포시 예산의 약 40%에 불과한 반면 복수금고를 운영함으로서 김포시 대비 1.25배 높은 세외수입을 올렸다. 따라서 김포시의 경우 복수금고를 운영할 경우 경쟁을 통해 약 3~40억 원의 세외수입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 금고 다변화 필요

금융감독원이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등 5개 시중 은행이 지난해 대학과 병원,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 낸 출연금과 기부금은 총 2,095억 원에 이른다.

김포시인구가 40만에 접어들고 1년 예산이 1조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김포시의 예산을 관리하는 금고도 다변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곽종규 기자

 

곽종규기자  gyoo4967@naver.com

<저작권자 © 김포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